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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4-22 19: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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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보건협회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대학생 사망사고가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총 22건에 이른다고 한다. 올해에도 똑같은 사고가 되풀이 되었다. 대전의 한 대학교 선후배 대면식에서 술을 마신 신입생이 구토를 하다 잠든 뒤 깨어나지 못했다. 사망까지는 아니라도 신입생을 상대로 폭력과 성추행에 가까운 게임을 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북의 모 사범대학에서 신입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리는 야만적 행사에 담당 교수까지 동참했다는 글과 사진이 SNS에 퍼져나갔다.


이 땅의 대학생들은 누구인가?


부끄럽지만 대학의 자율과 창의와 낭만을 즐길 준비가 전혀 안 된 상태의 신입생들은 대부분 갑자기 찾아온 자유를 제어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교육제도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3년 내내 내신과 수능이 숨통을 조이는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을 뿐 누구도 대학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러니 대학에 따라 신입생을 상대로 야만적인 군기잡기가 자행되어도 신입생들은 저항할 방법을 모른다.


매년 되풀이되는 캠퍼스 잔혹사의 책임은 일차적으로 대학에 있고, 해결방안 역시 대학에 있다. 그럼에도 신입생들을 향한 선배들의 가혹한 입문의식을 모른 체하고, 신입생들이 선배들의 폭력에 대응하는 매뉴얼조차 없으며 사건이 벌어지면 쉬쉬하며 덮기에 급급한 대학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참고로 우리 대학의 경우에는 OTMT 등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 까닭은 철저한 사전교육과 교수님들의 헌신적인 리더십이 있기 때문이다. 숙박을 하는 MT에 가면 음주공간과 시간을 철저하게 통제한다. 1층에 음주공간이 있고 숙소가 2층일 경우에는 음주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교수님과 선배들이 2층 올라가는 계단에 줄지어 서서 신입생들이 안전하게 숙소로 들어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물론 선배들은 사전에 교수님들로부터 후배들을 존중하고 배려할 것을 철저히 교육받는다. 이처럼 행동으로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면 오히려 선배의 권위가 생기고 후배들도 선배를 진심으로 따르게 된다. 존중과 배려를 주고받는 문화 속에서는 언어폭력과 구타 등이 설 자리를 잃는다.


평소 학교생활에서도 우리 대학은 학번제와 나이제를 병행하고 있다. 재수 삼수를 하고 입학한 신입생이 많다보니 학번 위주로 교내 질서를 세우려면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이제를 병행하는 것이다. 학년과 나이의 역전현상은 당연한 일이니 그러한 경우는 선후배가 서로 존중어를 사용한다.


한 신문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인권의식을 심어줘야 한다. 입시 위주 교육이 아니라 본인들의 인권을 지키는 법, 다른 사람의 인권도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인권의식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한 대학교수의 칼럼을 읽었는데 솔직히 화가 났다. 입시 외에 다른 것은 전혀 생각할 여유가 없는 우리 고등학교 현실을 알고나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답답했다. 그리고 더 화가 난 것은 왜 대학에서 벌어진 사고에 대한 반성과 사과 한마디 없이 책임을 고등학교로 떠넘기느냐는 것이었다.


대학의 폭력문화를 기성세대의 군사문화와 대학의 선후배 문화가 비정상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분석이기는 하지만 이 역시 대학의 책임을 군사문화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라는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분명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대학폭력은 관행이나 전통으로 덮을 수 있는 낭만이 아니라 엄연한 범죄라는 사실이다. 구태나 악습이라는 말로 피해 나갈 수 없다. 그러니 대학 내에서 벌어진 범죄에는 대학 당국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며, 범죄 예방을 위한 철저한 대책을 대학 스스로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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